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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

SK쉴더스 상장 연기

by 눌보씨 202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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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조 단위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SK쉴더스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지난 6일 상장 절차를 취소했습니다.

 

SK쉴더스는 지난 3~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요. 기대와는 달리 상장 첫날부터 수요예측에 응하는 기관투자가가 많지 않아 공모가를 기존 희망 범위(3만 1000~3만 8800원)보다 20% 낮춘 2만 5000원 선까지 낮추기도 했지만 결국은 상장 철회라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업계에선 4일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이라는 빅스텝에 따른 글로벌 긴축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인데요.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거죠.

 

하지만 SK쉴더스는 공모가 산정 단계부터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어요. 동종 업계 1위인 에스원보다 높게 평가한 기업가치와 구주 매출 비중 등으로 투자자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 겁니다.

 

   SK쉴더스 상장 철회, 시장 부진 때문일까?

 

SK쉴더스 상장 예정에 대한 내용은 아래 포스트에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SK쉴더스, 원스토어 IPO 다시 불지핀다, 5월 이후 공모주 투자 전망

올 1월 기업공개(IPO) 시장에 새 역사를 썼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공모주 시장이 한동안 주춤했습니다. 2월 초~3월 중순까지는 심사승인 기업이 전무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3월 17일 포바이

nulbocci.tistory.com

 

다시 한번 내용 정리를 하자면, SK쉴더스는 사이버 보안, 융합보안, 물리보안 등을 영위하는 보안서비스 업체로 희망 공모가(3만1000~3만 8800원) 상단 기준 예상 시가 총액이 무려 3조 5052억 원에 달했어요.

 

지난 3~4일 진행한 수요예측 경쟁률은 200대 1 수준으로 올해 1분기 공모주의 평균 경쟁률 963대 1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는데요. SK쉴더스 측은 "기업공개 과정에서 대다수 기관 투자자로부터 회사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글로벌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습니다.

 

   고평가 논란으로 결국 발목 잡힌 상장

하지만 업계의 분석은 증시 부진이 아니라 고평가 논란 때문에 상장의 발목이 잡혔다는 의견입니다.

 

1.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SK쉴더스의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2조 8005억~3조 5052억 원)은 현 코스피 보안대장주 에스원의 시가총액 2조 5000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SK쉴더스가 사이버 보안 사업 등의 강점이 있긴 하지만 매출, 이익 규모가 에스원에 뒤쳐지는데도 기업가치가 크게 부풀려진데는 공모가 산정을 위해 EV/EBITDA 방식을 채택한 데 있습니다.

 

EV/EBITDA :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적정 주가를 판단하는데 사용.  즉, 기업가치(EV)를, 세금과 이자를 내지 않고 감가상각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익(EBITDA)으로 나눈 수치

 

즉 경쟁 기업들의 EV/EBITDA 평균을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시장가치를 역으로 계산해 평가 시가총액을 구한 뒤 이를 전체 주식수로 나눠서 공모주 평가액을 구하는 방식이예요.

 

문제가 된 것은 SK쉴더스가 비교기업으로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주가가 높은 해외 기업들인 ADT, 퀄리스, 알람닷컴 등을 선정한 것입니다.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여 비교기업에서 ADT, 알람을 제외하고 대만 세콤, 싸이버원을 추가했지만 공모가액은 바뀌지 않았어요. 비교 기준이 달라지면서 '주당 평가가액'이 낮아지자 대신 최소 기대수익률인 '적용 할인 폭'을 축소해서 기존의 공모가를 유지한 겁니다. (솔직히 이 내용은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는데 결국 투자자 몫을 깎은 것이라고 합니다. ㅜㅜ)

 

2. 높은 구주 매출 비중

SK쉴더스 전체 공모 물량 중 46.7%가 구주 매출이라는 점도 문제인데요. 

 

구주 매출은 기업이 상장할 때 기존 주주가 갖고 있던 주식(구주)을 공모주 투자자에게 파는 것을 말합니다. 새로 주식을 발행해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파는 '신주 발행'과는 다르죠. 문제는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을 경우 공모자금이 회사로 유입돼 신규 사업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주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거예요. 

 

사모펀드에서 투자를 받은 기업의 경우엔 사모펀드 지분이 구주 매출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SK쉴더스 공모의 구주 매출도 SK텔레콤이 SK쉴더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함께한 사모펀드 몫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따라서 이 정도 구주 매출 비중이면 상장의도가 사모펀드의 차익실현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예요.

 


 

SK쉴더스는 빨라야 오는 6월에 공모 재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쉴더스처럼 시장 부진과 고평가 논란으로 상장을 철회한 기업이 올해만 4곳에 달해요.  특히 지난 2월 현대엔지니어링75%라는 높은 구주 매출 비중과 과한 공모가 때문에 상장을 철회한 바 있어요. IPO시장에 숨통을 틔우는 소식이 될 줄 알았던 SK쉴더스의 상장 철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네요. 상장만 하면 따상이 기본으로 인식되던 시기가 있었지만, 국내외 다양한 악재속에 공모주 청약 신청에 좀 더 꼼꼼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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