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공식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2'의 GOS문제가 뜨겁습니다.
갤럭시S22는 출시 전부터 사전예약 8일 동안 102만 대가 판매되는 등 역대 S시리즈 중 최다 사전판매량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문제는 사전 개통을 시작하면서 모바일 게이머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인데요.
갤럭시 S22 게임 최적화 강제, GOS가 뭐야?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에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기본 탑재되어있습니다. 게임으로 인식되는 앱이 켜지면 자동적으로 GOS라는 앱이 활성화되어 초당 프레임수, GPU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추는 기능입니다. 기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사용을 막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것인데요.
이 때문에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 같은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사용하는 갤럭시 이용자들은 기기의 성능을 유지하며 게임을 즐기기 위해 그간 GOS를 피해 갈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는 유료 앱을 다운받아 이용하는 식이었죠.
그런데 이번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 갤럭시탭 S8 시리즈 출시와 함께 One UI 4.0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모든 GOS 우회 방법을 막아버린 겁니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갤럭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신제품 마케팅에선 개선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을 강조해놓고 정작 실제 게임을 할 땐 이러한 성능을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막아놓는 것은 소비자 기만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 거죠.
실제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를 출시하며
갤럭시 스마트폰 중 최초로 4 나노미터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탑재
발열을 줄이는 신소재인 젤 팀(TIM) 장착
등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열을 3.5배 더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는데요. 이런 기술 혁신에도 불구하고 발열을 이유로 게임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삼성 측의 이번 조치가 게이머들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에요.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의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GOS가 자동 활성화하지 않는 만큼, 게임 실행 시 GOS를 활성화할지 여부는 이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GOS 우회 허용 문제에 대해 고객의 목소리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거듭되는 사용자들의 불만 제기에 삼성은 결국 2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하고 "GOS 구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뿔난 소비자들 'GOS 강제' 집단 소송?
갤럭시S22 시리즈의 성능 논란이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자들이 개설한 온라인 카페 '갤럭시 GOS 집단 소송 준비방'의 가입자는 3월 9일 6000명을 넘어섰고, 원고 1인당 청구액은 30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대리인은 법무법인 에이파트의 김훈찬 변호사 등 5명이 맡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최근 삼성전자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허위 과장광고로 판매된 제품에 대한 환불 또는 보상조치를 요구한다"는 신고가 들어와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지난 4일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GOS이슈)'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9일까지 8300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16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지난 6일~15일까지 사전 온라인 전자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통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Mobile Experience) 사업부장(사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에 '비토'(거부권)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삼성 "GOS의무화 해제" 갤럭시S22 대상 SW 업데이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삼성전자는 10일 '갤럭시S22' 시리즈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GOS 기능 관련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공지한 이후 6일 만의 일인데요.
이번 업데이트에 따라 갤럭시S22 사용자들은 게임 성능 우선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GOS 의무화' 모드도 해제하여, GOS 비활성화를 위해 우회할 수 있는 외부 어플리케이션 차단 기능도 해제하게 됩니다. 게임 실행 시 CPU와 GPU의 초기 성능을 제한하는 기능도 해제하나, 단말 온도에 따른 제어 동작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본 업데이트는 지급제 폰에 우선 적용되었고 현재 통신 3사를 통해 구매한 갤럭시S22에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에 금 간 삼성전자의 향후 대책은?
갤럭시S22 이용자들의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집단소송 준비에 앞서 긱벤치는 갤럭시S22 시리즈를 비롯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4종을 평가목록에 퇴출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삼성전자 측도 나름의 대응을 하긴 했습니다. 게임 런처 앱 내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공지하고,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 및 사과문을 발표했죠.
하지만 이번 GOS 논란은 모처럼의 갤럭시S22 흥행에 타격을 주는 것을 넘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위상을 떨어뜨리는 문제로까지 연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후 신제품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GOS 사태의 궁극적 원인은 '발열'과 '소비자 안전'에 대한 고민을 소프트웨어를 통한 성능 제한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이 문제였다고 보입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놓고 원가 절감을 위한 조치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예요.
무엇보다 150만 원이 넘는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성능을 낮추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미리 고지를 하지 않았고, GOS를 끌 수 있는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는 것에 소비자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고 할 수 있어요.
갤럭시S22는 스마트폰 브랜드 경쟁력을 결정짓는 '플래그십'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의 타격은 큽니다. 일단 GOS를 끌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지만 다가오는 여름 발열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당장 하드웨어 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애플은 삼성과 달리 자체 설계한 반도체 칩 성능과 생태계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압박 속에 삼성전자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통한 소비자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갤럭시 S22 성능 저하·랩서스 해킹 겹악재 속 중저가 갤럭시A 출시
삼성전자는 3월 중순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33/A53을 시작으로 갤럭시A와 M시리즈를 올해 상반기 발표할 전망입니다.
오는 4월 갤럭시 A13/73, 5월 A23 이 공개될 예정이며, A시리즈 5종 중 A13과 23은 4G 제품입니다.
사실 갤럭시 A와 M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 제품입니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 1위는 총 5180만 대가 팔린 삼성전자 갤럭시A12였습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를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보급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발표한 것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자하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애플도 지난 9일 50만 원대 첫 5세대(5G)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SE3'을 공개한 바 있죠.
그 와중에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국제 해커조직인 랩서스로부터 해킹 공격을 받아 갤럭시 구동에 필요한 일부 정보가 유출되는 악재를 맞았습니다. 남미에 기반을 둔 랩서스(LAPSUS$)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삼성전자 서버를 해킹해 소스코드 등을 탈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해킹한 삼성전자 데이터를 폴더 3개로 압축해 파일 공유 프로그램인 '토렌트'에 올려 일반 대중들도 내려받게 했는데요. 파일 용량은 전체 190GB에 달합니다.
일반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공개된 파일에는 갤럭시S22를 비롯해 이전에 출시된 스마트폰 소스코드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경쟁사인 애플의 무선 이어폰 성능을 조사한 실험자료 등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생체인식 잠금해제 시스템 알고리즘, 보안 플랫폼 '녹스' 등을 비롯 시스템 부트로더(부팅 시 사용되는 코드), 퀄컴 등 삼성 주요 파트너사의 기밀 사항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OS 사태에 긱벤치서 퇴출 '사상 처음'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불거진 GOS논란으로 세계 최대 기기 성능 측정 사이트인 '긱벤치'에서 퇴출되는 불명예를 얻었습니다. 긱벤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성능 측정(벤치마크) 사이트로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참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지난 5일 긱벤치는 트위터를 통해서 "우리는 (GOS 강제 실행을) 성능 측정 조작으로 판단했다"며 갤럭시S22 / S21 / S20 / S10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4종을 평가 목록에서 퇴출했습니다. 화웨이, 원플러스 등의 중국 제조사외에는 유례가 없는 일인데요.
이번 사태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최대 사전 판매량을 달성한 갤럭시S22의 흥행 돌풍에도 제동을 걸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갤S22의 구매를 취소했다는 인증 글이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2차례 해명 및 사과문을 발표하고, 뒤늦게 GOS 실행 선택권을 주는 등 사태 수습을 하려 하지만 크게 손상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역부족인 듯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9%로 1위를 차지했지만(애플은 17.2%로 2위), 성장률은 0.9%에 그쳐 25.6%의 성장률을 기록한 애플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어쩌면 중요한 건 문제 자체보다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느냐인 것 같은데요. 삼성전자의 안일한 문제 해결 방식이 일파만파 문제를 키운 것 같네요. 경영진의 자성과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으로 삼성전자 GOS사태에 대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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